RBC·BMO 20억 달러 매각 합의… "결제 35% 처리하는 국가 금융 인프라 미국법 영향권 놓여" 캐나다 식당과 마트 등 일상 소비 현장에서 가장 흔히 쓰이는 최대 결제 서비스 기업 ‘모네리스(Moneris)’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매각되면서, 캐나다 국민들의 금융 소비 데이터가…

RBC·BMO 20억 달러 매각 합의… "결제 35% 처리하는 국가 금융 인프라 미국법 영향권 놓여"
캐나다 식당과 마트 등 일상 소비 현장에서 가장 흔히 쓰이는 최대 결제 서비스 기업 ‘모네리스(Moneris)’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매각되면서, 캐나다 국민들의 금융 소비 데이터가 외국 자본과 사법 관할권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캐나다 양대 시중은행인 로얄뱅크(RBC)와 몬트리올은행(BMO)은 공동 소유하고 있던 모네리스의 지분 전량을 미국 샌프란시스코 기반의 사모펀드 ‘프란시스코 파트너스’에 매각하기로 지난 10일 전격 합의했다. 총 거래 규모는 약 20억 달러에 달하며, 이번 매각을 통해 로얄뱅크는 세후 약 4억 7,500만 달러, BMO는 약 6억 달러 등 총 10억 달러가 넘는 막대한 매각 차익을 거둘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0년 두 은행의 합작 투자로 설립된 모네리스는 캐나다 전역 32만 5,000개 이상의 가맹점에 카드 결제 단말기 및 솔루션을 제공하는 명실상부한 국가 핵심 결제 인프라다. 캐나다 전체 결제의 35%, 즉 3건 중 1건을 처리하며 연간 처리하는 거래량만 50억 건 이상에 달한다.
문제는 국가 핵심 결제망의 경영권이 미국계 사모펀드로 넘어가면서 발생할 ‘디지털 주권’ 침해와 개인정보 관리의 허점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해킹이나 정보 유출 사고와는 차원이 다른 본질적 위험을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동안 모네리스가 처리하던 결제 정보는 캐나다 연방 개인정보보호법(PIPEDA)의 엄격한 규제 아래 폐쇄적으로 관리되어 왔다. 그러나 운영 주체가 미국 기업으로 변경되면 ‘미국 클라우드법(CLOUD Act)’ 등의 법적 관할권 아래 놓이게 된다. 서버가 캐나다 내에 있더라도 미국 정부나 사법기관의 요청이 있을 경우 캐나다인의 소비 생활과 구매 내역이 담긴 방대한 데이터가 제출될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다. 여기에 수익 창출이 목적인 사모펀드 특성상 결제 통계 데이터를 상업적으로 가공·활용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일상화된 카드 결제 환경 속에서 일반 소비자가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어책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에 주목한다. 현금이나 선불카드 사용 등이 거론되지만 일상에서 매번 카드 결제망을 피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대형 은행들이 막대한 매각 차익을 챙기는 동안 자국민의 프라이버시는 방치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이번 매각은 공정거래위원회 등 연방 규제 당국의 최종 승인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배하나 기자
2026년 9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