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Minister Mark Carney and President of the European Parliament Roberta Metsola participate in a joint news conference at the European Parliament in…

Prime Minister Mark Carney and President of the European Parliament Roberta Metsola participate in a joint news conference at the European Parliament in Strasbourg, France, on Thursday, Sept. 17, 2026. (Justin Tang/The Canadian Press)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현지시간 17일 유럽의회 연설에서 캐나다를 EU 최초의 '준회원(associate member)'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유럽 측 제안에 대해 "그 포부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 구상을 미국에 대한 잠재적 '적대 행위'로 간주할 수 있다고 경고한 지 하루 만이다.
이 제안은 하루 앞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연례 국정연설에서 처음 꺼냈다. 2017년부터 양측 교역을 규율해온 캐나다·EU 포괄적경제무역협정(CETA)을 넘어서는 수준의 구상이다. 그는 9월 16일 "우리는 CETA를 넘어 '미래를 위한 동맹'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캐나다가 EU의 첫 준회원이 될 수 있도록 문을 열고 싶다"고 말했다.
카니 총리는 이번 구상을 대립이 아닌 보완적 성격으로 규정했다. 그는 "우리는 날씨에 따라 태도를 바꾸는 동맹이 아니다. 제로섬 거래를 추구하지 않는다"며 "나는 강대국 경쟁자가 되기 위한 제3의 블록을 제안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좀 더 예의를 갖췄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EU 정회원 가입 추진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고, 최종 합의안은 캐나다 의회 표결을 거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핵심 광물, 국방, AI, 에너지 안보, 우주, 결제 시스템 협력과 '에라스뮈스+', '호라이즌 유럽' 프로그램 참여 확대를 제안했다.
법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준회원' 지위
EU 조약에는 '준회원'이라는 법적 지위 자체가 없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 개념이 서로 다른 두 트랙을 혼동하고 있다고 본다. 하나는 가입 자격을 '유럽 국가'로 제한해 캐나다가 충족할 수 없는 EU조약(TEU) 제49조(정회원 가입)이고, 다른 하나는 노르웨이와의 EEA 협정이나 우크라이나·몰도바와의 연합협정처럼 비회원국과 심화된 관계를 맺을 때 쓰이는 제217조(연합협정)다. CETA는 이 제217조에 따른 연합협정이 아니라 별도의 무역협정으로 체결됐다. 전문가들이 이번 제안에는 별도의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보는 이유다.
이 용어도 캐나다를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다. 올해 5월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우크라이나의 정체된 EU 가입 협상을 위한 잠정 지위로 처음 제시했던 개념으로, 당시에도 엇갈린 반응과 함께 조약상 근거가 없다는 법학자들의 경고, '2류 회원국 지위'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9월 16일 연설은 이 개념이 유럽 밖 국가로 처음 확대된 사례다.
CETA를 넘어 구체적으로 무엇이 추가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CETA는 이미 관세 품목의 약 98%를 철폐했고, 발효 이후 EU·캐나다 교역액은 2025년 기준 약 1308억 유로로 80% 이상 늘었다. 그럼에도 EU 27개국 중 10개국은 발효 9년이 지나도록 CETA를 비준하지 않았는데, 전문가들은 이를 훨씬 야심 찬 구상이 얼마나 더디게 진행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꼽는다. 새 지위의 최종 명칭은 유럽 측이 정할 문제라고 카니 총리는 밝혔다.
아직 인프라가 없는 '에너지 동맹' 구상
카니 총리는 캐나다가 유럽에 "대규모로 LNG와 수소를 공급"할 수 있다며 동부 해안과 극북 지역의 "새로운 항만 인프라" 구축, 34종 이상의 핵심 광물 매장량을 언급했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이 구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곧바로 지적했다. 캐나다는 현재 대서양 연안에 LNG 수출 터미널이 없으며, 앞서 동부 해안에서 추진되던 두 건의 프로젝트는 투자 규모 문제로 무산됐다. 경제학자들은 새 인프라 구축에 최소 10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본다. UBC의 베르너 안트바일러 교수는 새 파이프라인보다, 아시아행 캐나다산 LNG를 유럽행 화물과 맞바꾸는 '스와프 계약'이 더 빠른 단기적 대안이라고 제안했다. 청정에너지 캐나다의 레이철 도런 대표는 LNG보다 핵심 광물이 더 현실적인 기여 분야라고 주장했다. 팀 호지슨 에너지부 장관은 매니토바주 처칠과 몬트리올 신설 터미널의 첫 선적까지 5년을 예상했는데, 이는 독립 분석가들의 전망보다 훨씬 빠른 시점이다.
완전한 백지 상태는 아니다. 태평양 연안에서 생산된 캐나다산 LNG는 이미 유럽과 계약이 체결돼, 독일 유니퍼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크시 리심스 프로젝트에서 연간 200만 톤을 2032년부터 공급받기로 했다. 다만 이는 새 대서양 노선이 아닌 기존 서부 해안 인프라를 통한 것이며, 유럽의 가스 수요는 2021년 이후 17% 줄어 새 설비가 얼마나 흡수될 수 있을지도 의문으로 남는다.
"터무니없다"는 트럼프, 관세 위협도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하루 앞선 9월 16일, 이동 중 취재진 질문에 답하며 나왔다. 그는 이를 "터무니없다"고 일축하며 캐나다를 "형편없는 교역 상대"라 부르고 "내가 이것이 조금이라도 적대적 행위라고 판단한다면, 매우 강력한 관세를 부과하거나 유럽과의 교역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날 그는 캐나다산 제품을 연방정부 조달에서 배제하는 행정 각서에 서명하며 연간 500억 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조달을 문제 삼았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 조치가 EU 협상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이미 고조된 미·캐 무역 갈등 속에서 나왔다. 미국은 지난 7월 1일 USMCA를 갱신하지 않았고 그해 8월 캐나다산 제품 다수에 50% 관세를 부과했으며, 협상은 8월 21일 결렬됐다. 캐나다의 보복관세(약 200억 달러 규모)는 9월 8일 발효됐다. 캐나다는 수출의 약 70%를 미국에 의존하는데, 분석가들은 이 의존도가 캐나다의 유럽 접근 배경이라고 본다.
카니 총리는 물러서지 않았다. "캐나다 국민은 우리가 어떤 언어를 쓸지 누구도 간섭할 수 없다는 데 뜻을 함께하고 있다"며 "경제적 통합이 지금 무기화되고 있으며, 관세가 압박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브뤼셀의 엇갈린 반응, 국내에서는 회의론도
EU 관료 다수는 이번 제안을 포용적인 것으로 규정하려 했다.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은 "이것이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고, 마로시 셰프초비치 통상 담당 집행위원은 "캐나다와의 연대"라고 표현했다. 다만 의회 내 모든 목소리가 환영 일색은 아니었다. 한 의원은 왜 영국이 아닌 캐나다에 이런 대우가 제공되는지 문제를 제기했고, 27개 회원국과의 사전 협의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캐나다 국내에서는 피에르 폴리에브르 야당 대표가 카니 총리가 국민적 위임 없이 협상을 추진했다고 비판하며, 캐나다 국민이 이를 "외국 신문"을 통해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EU 세금도, EU 법률도, EU식 국경 개방 이민 정책도 없어야 한다"고 요구하며 카니 총리가 이미 약속한 의회 승인을 재차 촉구했다.
앞으로의 일정
양측 모두 이번 스트라스부르에서의 발언 교환을 협상의 시작으로 규정하고 있다. 캐나다와 EU는 10월 29~30일 몬트리올에서 정상회의를 열어 구체적 범위를 논의할 예정이다. '준회원' 지위의 법적 근거, CETA를 넘어서는 노동 이동성·규제 조화 포함 여부, 캐나다의 투표권 없는 EU 논의 참여 방식, 27개 회원국 전체의 비준 필요 여부 등은 여전히 미정이다. 한 법률 분석은 이 구상이 기존 EU 조약상 수단으로는 실현 가능하지만 정치적으로는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이 간극은 스트라스부르에서 몬트리올로 이어지는 향후 몇 달 동안 양측의 구상 못지않게 이번 사안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