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플랫폼에 오래 머물게 할수록 수익이 커지는 소셜미디어의 성장 공식이 거액의 합의금과 규제 강화라는 역풍을 맞고 있다. 청소년 보호를 둘러싼 사회적 책임이 플랫폼의 사업모델과 비용 부담 문제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메타는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중독과…

청소년을 플랫폼에 오래 머물게 할수록 수익이 커지는 소셜미디어의 성장 공식이 거액의 합의금과 규제 강화라는 역풍을 맞고 있다. 청소년 보호를 둘러싼 사회적 책임이 플랫폼의 사업모델과 비용 부담 문제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메타는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중독과 우울증·불안감 유발 혐의와 관련해 최대 166억8000만달러 규모의 합의금과 추가 벌금을 부담하기로 했다. 이번 소송에는 미국 51개 주와 준주, 수천 명의 개인 원고가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의에 따라 미성년자 계정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이용시간은 하루 2시간으로 제한되고, 추가 이용을 위해서는 부모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15분마다 휴식을 유도하고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알고리즘 기반 피드와 짧은 동영상 이용도 제한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인스타그램의 뷰티 필터 기능을 비활성화하고 스토리의 좋아요 수를 숨기는 한편 알고리즘에 대한 정기적인 점검도 실시한다. 수업 시간에는 알림을 줄이는 등 학교생활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할 방침이다.
그동안 플랫폼 기업의 경쟁력으로 평가받던 체류시간이 청소년 보호 영역에서는 오히려 줄여야 할 대상으로 뒤집힌 셈이다. 이용자의 관심과 체류시간을 늘려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알고리즘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부작용에 대한 사회적 비용이 커지면서 플랫폼 기업의 책임론도 확대되고 있다.
파장은 미국에 그치지 않는다. 캐나다에서는 토론토 등 여러 교육청이 메타와 바이트댄스, 스냅을 상대로 총 45억달러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교육청들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설계 방식이 학생들의 복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상담과 안전 프로그램 등에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법원에 계류 중인 집단소송 등 유사한 법적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합의가 다른 국가에서 진행 중인 소송과 규제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진 이유다.
학교 현장의 스마트폰 규제도 강화되는 추세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와 온타리오주 등 일부 지역은 교내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에 대한 규제 논의가 학교 내 스마트폰 사용 문제와 맞물리면서 청소년의 디지털 이용을 어디까지 허용할지를 둘러싼 논쟁도 확산하고 있다.
메타는 이번 합의에서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청소년 보호를 위한 서비스 개선과 규제 논의에는 새로운 기준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막대한 합의금은 플랫폼 기업이 성장 과정에서 발생한 사회적 비용을 어떻게 부담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
'더 오래 머물게 하는 것'이 수익으로 연결됐던 플랫폼 산업이 이제는 '얼마나 덜 머물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청소년 보호를 둘러싼 규제가 서비스 기능을 넘어 플랫폼의 알고리즘과 수익모델 자체를 겨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합의가 갖는 의미가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2026년 9월 8일